일요일날의 촛불집회와 월요일의 면회 후기.

일요일날 상황은 이미 다 알려진 것 같고, 저도 8시 40분에 나온터라 그 이후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다만 제가 겪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이야기해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12시부터 8시 40분까지 청계광장에 쭉 남아있었으며, 제가 보고 들은 것만 서술하려고 합니다.

2틀간의 미룸으로 기억에는 시간차가있지만 적어도 겪은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12시~1시

진중권 갤러리 분들과 만났습니다. 사람 수는 극히 적은편이었고, 자유 발언 위주에 경찰들과 충돌기미는 전혀 없었습니다. 집회 분위기 자체가 평온하다 못해 조용했습니다. 역시 통제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더군요,

자유 발언에서는 권력의 곤봉, 권력의 몽둥이, 권력의 지팡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광화문으로 헤쳐모여하자는 논의가 군중들 사이에서 돌았으나, 실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자유 발언대에서 중년신사 한분이 장기적, 안정적인 시위를 위해 법을 어기지 말고 평화적으로 나가자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군중들 사이에 이 발언을 두고 "지금 법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냐?"라는 항의와 "일리가 있다"라는 약간의 분열이 있었지만 크지 않았습니다.

1시~3시

자유 발언대에서 늙은 노신사 분이 양복 입고 나오셔서는 매우 열정적으로 연설을 하셨습니다. 진중권 갤러리 분들 중 한 분이 "아 NL에게 완전히 졌다."라는 말씀을 하신 걸로 보아 NL측 인사신듯 했습니다. 곧 밥을 먹으러 이동하기 시작했고 김밥천국에서 밥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중간에 시앤시갤러리 분인 모 분에게 연락을 받아 그 분을 만나러 잠시 떨어져 나왔습니다. 그 분과 만나서 시위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 뒤에 워해머갤러리에서도 한 분이 오셔서 이야기를 길게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드문 드문 진중권 갤러리분들과 다시 만났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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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부터는 기억이 약간 혼란스럽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시간대 서술은 불가능 할 것같으나, 적어도 사건의 순서와 사실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수없이 모이기 시작하고 뒤에서 트럭을 앞세운 한 거대한 대열이 청계광장으로 합류했습니다. 그 대열이 합류할때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 대열이 합류한 뒤로 NL분들과 PD분들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리로 나가야한다, 여기에 있어야 한다 이렇게 둘로 나뉘었죠. 완전히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시앤시갤러리와 워해머갤러리에서 나오신 두 분은 신상 문제상 시위에 적극 참여가 곤란한지라 돌아가셨고 진중권 갤러리 분들도 찾을 수가 없어서 저 혼자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대열이 합류한지 얼마 안되서 "행진합시다!"라는 말과 함께 대열의 일부가 인도로 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대기해있던 의경들이 바로 앞길을 막았고 격렬한 밀고 밀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NL사람들은 남아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금 바로 지척(진짜 지척이었습니다.)에서 사람들이 의경에게 맞는데 무엇을 하고 있느냐며 따지기 시작했지만, PD사람들은 "앉아라, 앉아라"라는 구호와 함께 시위에 모인 군중들을 앉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진흙탕 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마이크를 두고 발언을 하려고 혼란스러운 싸움이 오고갔으며, 나가자, 여기있자 문제로 아주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욕설도 간간히 들리기 시작하다 나중에 가서는 반 이상이 욕설이었습니다.

몇 분이 착각하시는게 있는데 이 논쟁에서 NL측과 PD측의 논거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NL : 지금 이게 뭐하는거냐. 우리도 빨리 평화 행진을 해야한다.(분명히 평화였습니다. 이점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PD : 그렇게 하면 저들에게 위법으로 공격당할 빌미만을 주게된다. 어제의 그 사례가 똑똑히 그걸 보여주지 않느냐.
NL : 그렇게 따지면 오히려 지금 가두행진을 해야한다. 7시 일몰 이후에는 행진을 하러 나가지도 못할 것이다. 애초에 촛불집회 조차도 7시 이후에는 위법이 아닌가.
PD : 학생들을 다치게 할 셈인가. 지금 시위에 나온 사람들 중에는 학생도 있고 노약자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다치게 할 생각인가.
NL : 다치게 하지 않으려면 지금 7시 이전에 빨리 행진을 시작해야 한다. 당신들 말대로 7시 이후에는 일몰 이후 집회 금지라는 조항이 붙어 저들의 과격진압이 시작될 것이다.
PD : 말에 어폐가 있지 않은가. 가두행진만으로도 과격 진압의 빌미를 주게된다.

무한 루프

그 과정에서 욕설이 일어나고 충돌이 더더욱 심해졌습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새벽에 계셨던 장애우 할머니 한분께서 오히려 NL파들을 꾸짖었다는 것입니다.(처음에 그분이 마이크를 잡자 NL파 분들이 호응하다가 벙찐 얼굴이 되더군요.) "여러분 시위 저랑 같이했죠!" "예~~!" "그럼 어디서 지금 행진하자는 소리가 나와!!" "?!" 대충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트럭을 끌고온 주체자가 "오늘 저희 xxxx시민연대의 행사는 공식적으로 종료합니다. 남은 시민 여러분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라고 말씀하면서 더욱 분위기는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결국 NL파 분들이 이끄는 커다란 대열 하나가 뒤로 들어왔던 길로 빠져나가면서 청와대쪽으로 가두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왔던 민주노총트럭(촛불집회용 무대 트럭)은 멀뚱하니 있기만 했구요.

그리고 마침내 마이크가 달린 그 픽업트럭마저도 자리를 떠버렸습니다. 주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야말로 30분에서 한시간동안 멍하니 앉아있거나 우왕좌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다른 NL분들이 시민 대열중 일부를 이끌면서 시청역쪽으로 인도를 통해 행진을 하다가...

폴리스라인이 뚫리면서 대로로 시민들이 모두 뛰쳐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버스 사이로 보이는 광경은 마치 영화에서나, 교과서에서나 보던 대로를 뛰쳐나가는 시민들, 그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처참한 소리와 함께 뛰쳐나가던 행렬마저 잠잠해졌습니다.

그렇게 시위대는 세 조각으로 갈가리 찢어져버렸고, 시민들은 아무 움직임이 없는 것에 실망하여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도착한 민주노총의 트럭마저도 그냥 떠나버릴 준비를 하며 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몇분의 노력으로 다시 민주노총 트럭이 무대를 펼치기 위해 다시 재배치되었고, 촛불이 배부되면서 다시 활기를 띄기시작한 것입니다. 드디어 촛불집회가 정상 궤도로 오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이때가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자유발언대가 설치되고, 대한민국 헌법 제 1조의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분위기는 다시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자유발언대에서 한 연사분이 나오셔서, 이 집회를 주최하는 연대는 미친소 이야기만 하고 이명박 정권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을 하지 않는다, 오로지 미친소 이야기만 하고 촛불만 키다가 다 끝나버린다, 나는 이 집회를 인정할 수 없다라는 발언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다시 도화선에 불이 붙었습니다. NL파 몇 분이 "이렇게 촛불만 키고 노래만 부르다가 집에 가는걸 저들이 바란다고요.", "지금 이렇게 가만히 촛불만키고 앉아서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나갑시다!"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서 다시 시위대 일부가 일어서서 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했던 점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닭장차 일부가 완전히 사라져서 큰 구멍이 나있었다는 점입니다. 빠져나간 시위대는 그 구멍을 통해 반대편 인도로 건너가서 인도와 근접한 차도에서 행진하기 시작했으며, (라인에서 빠진)닭장차들이 그 행렬을 뒤쫓아가고 있었습니다. 완벽한, 각개격파를 위한 유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집회 주최자 측의 현명한 대응으로 "시민들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자유롭게 행동하세요. 지금 저기 가시는 분들, 잘되시라고 응원해줍시다." 분열되지 않고 서로서로 포옹하는 분위기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일반적인 촛불집회의 모습이 갖춰지면서 자유발언 위주의 촛불집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중간중간 청와대쪽으로 가셨던 시민분들이 와서 증언을 해주셨습니다.(전경들이 평화적으로 움직이던 시민을 둘러싸고 발로 차고있다. 먼저 그쪽에서 밀어붙였다. 위험하니 이쪽으로 오지마라.) 그리고 간간히 다른 시위대의 속보가 중계되었습니다.

저는 시위대의 한 행렬이 청계광장으로 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8시 40분에 피곤한 나머지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후에 행진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저걸 하려고 간건데.



월요일날 면회 후기

월요일에는 새벽에 연행되신 36명중 아는 커뮤니티의 모 분이 계셔서 면회를 하러 갔습니다. 일행은 커뮤니티의 운영자 분들과 그 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제가 가장 어렸습니다.

중부경찰서에 구류되셨엇고 면회 절차를 밟은 후 기다리는 도중에 한 아주머니께서 아들과 면회를 했는데 너무 걱정된다면서 풀려나올 수 있을지 저희에게 물었습니다. 저희는 죄없는 사람은 구류해도 48시간이 한계라며 아주머니를 안심시켰고, 아주머니는 자신이랑 같이 시위했는데 왜 아들만 연행되었냐며 안타까움에 가득차서 발걸음을 돌리셨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건 어쩔 수 없었죠.

이윽고 저희차례가 오고 면회실로 들어갔습니다. 면회실은 굉장히 좁더라구요. 연행되신 분은 다행히도 건강하셨고, 저희를 보자 부끄러운듯이 하하하 웃으시면서 벽에 기대셨습니다. 저희도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죠.

면회 자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지속되었습니다. 지루하다고 하셔서 일행 중 한분이 미리 준비해간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마징가 제트 지하기지 건설을 넣어주신다고 했더니 "에이 다른 책도 좀 가져오지!"그러셔서 책 가져오신분이 "그럼 책 안넣는다?"라고 하시면서 농담까지 했습니다.

저야 그 분과는 정모에서 몇번 뵌 사이라서(물론 한번은 밤새면서 술마시는 자리였지만.)커뮤니티 분들이 걱정 많이 하신다고, 저 글쓰라고 닥달하셔야 할 분이 여기계시면 어떻게 하냐고 말하는게 고작이었습니다.

괜히 뻘짓한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뭔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렇게 면회가 끝났고, 저희는 중부경찰서를 나오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러니까 오늘 연행자 36명이 불구속 입건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연행당하신 분께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심으로써 저희는 다소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면회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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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맨더 | 2008/05/27 17:55 | 시사이슈논의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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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史官論也 at 2008/05/27 18:08
커맨더님 고대생이면 그날 자유발언대에 나와서 보이지않는 폭력에대해서 울며 강변하던 고대 여학생 좀 소개좀..-ㅅ-..
Commented by 커맨더 at 2008/05/27 18:09
사관론야/전 더러운 경영대생이고 그분은 역사학과시고 저의 선배라서 감히 범접할 수 도 없고 애초에 알지도 못하고 이하 생략하빈다.
Commented by 史官論也 at 2008/05/27 18:22
야이..깔끔한 거절..ㅠㅡㅠ)..무슨 군대도 아니고 감히 범접할수없다는것은 또 뭐임..그냥 사랑의메신저로 뻐꾸기좀 날려주면 되는데.흑흑..이 더러운 고대경영대생 같으니!!
Commented at 2008/05/27 18: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커맨더 at 2008/05/27 18:47
진갤분 중 진보신당 한분이 스카우터 제공해주셨음 뿌우 'ㅅ'
Commented by 史官論也 at 2008/05/27 18:55
진갤러라고 다 믿으면 안되고, 진중권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됨, 스카우터를 부셔버린 베지터가 되길 바람..미리 애기하지면 저는 푸알임, 라해변!
Commented by 커맨더 at 2008/05/27 19:04
PD와 NL이라는 구분 자체가 이미 PD는 반 NL세력이라는 분류니 PD이신 진갤러가 NL 못알아보면 말이 안된다능 'ㅈ'..
Commented by 史官論也 at 2008/05/27 20:35
그사람이 끼고있는 스카우트, 조중동이 끼고있는 스카우트랑 다를거 없는 " 낡은 " 거라고 생각한다능..지금 시대가 어느때인데 7080 스카우트 끼고 앉아서 세상을 보고 있냐능..그럼 신형껴야하냐? 이런거 아님, 이제는 그런 편견들 부셔버리고 자기눈으로 제대로 전투력 측정해야하지 않겠음?
Commented by Fedaykin at 2008/05/27 21:59
결국 선동질 당했네요.

ㅈ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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